[단독]‘열차제어 국산화’ 로비 의혹…기술심사단만 ‘몰표’

2020-09-18 7



저희 탐사보도팀의 단독 취재, 오늘도 이어가겠습니다.

정부가 잦은 열차 추돌 사고를 막기 위해 무려 2조 원을 들여 시작한 열차제어시스템 국산화 사업, 그런데, 첫 삽을 뜨자마자 입찰 로비 의혹이 불거졌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경찰은 입찰 당시 심사위원과, 선정된 업체 간에 어두운 커넥션이 있었다는 의혹을 갖고 수사 중입니다.

저희 취재진이 당시 심사위원 명단과 평가 결과표를 단독 입수했습니다.

여현교 기자입니다.

[리포트]
입찰심사는 지난 4월 22일, 국가철도공단 인근의 한 호텔에서 진행됐습니다.

하루 동안 3개 구간 사업자를 선정하는 심사위원회가 동시에 열렸는데, 교수 등 외부 전문가와 국가철도공단 직원을 포함한 45명이 심사위원으로 참석했습니다.

취재팀이 입수한 결과표입니다.

그런데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는 신호기술 전문가로 구성된 '기술심사단' 평가 항목에서 유독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일반평가' 항목에서 업체마다 점수 차이가 크지 않았던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경찰은 점수 차이의 근거는 무엇인지, 철도업계 고위직 출신 인사들이 역할을 한 것은 아닌지, 심사위원 후보들을 대상으로 사전 물밑 작업이 있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철도업계 관계자]
"소위 얘기하는 철피아라는 분들이 경영진으로 돼 있어서 일반 큰 회사들이 못하는 영업들을 굉장히 잘하세요."

경찰은 또 블라인드 심사 취지에 맞게 업체들의 서류가 제출됐는지도 확인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해당 업체는 자사가 지닌 기술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그에 합당한 점수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고, 국가철도공단 측은 "평가 당일 새벽 추첨을 통해 위원들이 선정된다"며 입찰 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채널A 뉴스 여현교입니다.

1way@donga.com
영상취재: 윤순용
영상편집: 윤순용

[반론보도]「2조 투입 '열차제어 국산화'로비 정황 포착」관련

본 방송은 9월17일 및 18일자 보도에서 '국가철도공단 열차제어시스템의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업체가 입찰 심사위원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정황이 있다'는 취지로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 측은 "열차제어시스템 시범사업은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수주한 것으로 심사위원들에 대한 부적절한 로비는 없었고, 철도통합무선망 구매설치 입찰과 관련하여 소송이 계속되고 있어 후속조치가 어려웠던 것일 뿐, 제재조치 지연 등의 특혜를 받은 사실이 없다. 또한 위 사항들과 관련하여 경찰수사를 받은 사실도 없다"라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